
하늘이 비로소 흐림 없이 맑아지고, 온 누리에 봄의 온기가 깊게 스며드는 절기 청명(淸明)입니다. 동의보감과 옛 문헌에서도 이 시기를 ‘만물이 활력을 얻어 솟아나는 때’라 하였습니다.
농가에서는 일찌감치 들판으로 나가 한 해의 기반을 다지는 흙을 고르고, 산천에서는 겨울의 추위를 이겨낸 야생 산나물이 첫 싹을 틔워 내는 때입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람의 몸 역시 이 시기에는 나른함과 피로를 터놓고 새로운 생명력을 채워 넣을 식재료를 필요로 합니다.

청명 절기에 상에 올려야 할 으뜸 제철 식재료는 단연 참두릅과 생취나물입니다. '산채의 왕'이라 불리는 참두릅은 특유의 사포닌 성분과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봄철 찾아오는 춘곤증을 씻어내는 데 탁월합니다. 두릅을 조리할 때는 두꺼운 밑동에 십자(+) 칼집을 내어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밑동부터 살짝 데쳐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면 두릅 고유의 정갈한 초록빛과 아삭한 식감이 살고, 특유의 쌉싸래한 향미가 돋아나 매콤새콤한 초고추장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함께 차려내는 취나물무침은 산 들녘의 향을 그대로 담아낸 은은한 밥상의 완성입니다. 취나물은 칼륨과 칼슘이 풍부하여 몸속 노폐물 배출을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합니다. 알맞게 데쳐낸 취나물의 물기를 가볍게 짜낸 뒤, 조미료 대신 들기름과 정성껏 다린 전통 국간장, 약간의 깨소금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내면, 씹을수록 퍼지는 깊은 구수함과 알싸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봄이 우리에게 건네는 이 천연 보약 밥상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몸의 기운을 다스리는 지혜입니다. K-한식 디렉터 장윤정이 제안하는 청명의 밥상으로 따스한 봄날의 활력을 가득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